'골드파워' 키워라…영국-중국, 주도권 경쟁 치열

입력 2016-08-14 19:09  

300년 전통 런던 vs 위안화로 거래 상하이

세계 최대 영국 금속거래소, 내년부터 중개인 없이 금 거래
세계 최대 금 소비국 중국도 국제거래소 열어 위상 강화



[ 이상은 기자 ] 세계 금 거래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가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. 중국이 2014년 9월 상하이 금 국제거래소(황금국제판)를 열고 금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자 런던도 17세기 이후 수백년간 이어진 거래 관행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며 대응에 나섰다.

양쪽 모두 강점과 약점이 있다.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소비국가지만 아직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. 영국은 전통적인 최대 금 현물거래 시장이지만 내부 주도권 싸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.


◆런던 LME, 금 시장 진출

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(LME)는 지난 8일 금 관련 업체의 이익단체인 세계금위원회(WGC)와 함께 내년 상반기 거래소에서 금과 은 선물·현물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. LME는 알루미늄 구리 코발트 등을 다루는 세계 최대 금속거래소지만 지금까지 금과 은은 취급하지 않았다.

그동안 런던에서 금을 취급해온 곳은 LME가 아니라 런던금시장연합회(LBMA)다. 금 선물 거래는 뉴욕상업거래소(COMEX)에서 주로 이뤄지지만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매수·매도자가 딜러를 통해 직접 거래(OTC)하는 비중이 높은 금 현물 시장에서는 런던의 위상이 훨씬 높다. 연간 5조달러어치가 거래된다.

런던에는 1600년대 후반부터 금 거래 시장이 생겼고 1919년부터 로스차일드은행 주관으로 유럽계 5대 은행이 자사 고객과 전화 등으로 흥정해서 가격을 발표했다. 불투명한 관행이 계속되자 담합 논란이 불거졌고 2014년 5월 영국 금융당국이 담합 사실을 밝혀내 벌금을 부과했다.

◆중국, 금값 위안화 고시 시작

이로부터 넉 달 뒤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금 국제거래소를 개장했다. 당시 중국 신화통신은 전문가 발려을 빌려 “중국 금 시장은 오랫동안 뉴욕과 런던 거래소의 가격 결정권 영향을 받아 소비자는 동쪽(중국)에 있는데 가격은 서쪽(유럽·미국)에 있는 난감한 상황이 조성됐다”며 정부 조치를 환영했다.

세계 최대 금 소비국(지난해 986t)으로 떠오른 중국이 시장 주도권도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. 지난 4월19일부터는 금값 고시 기준을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꿨다.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포석이다.

금 가격 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입고 중국의 추격에 쫓기게 된 런던에서는 자연스레 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. 작년 초 온라인 금 거래 방식을 도입했지만 시장에 안착되지 못했다. 중앙집중적인 거래·뻣?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LME가 나서게 된 배경이다.

미국 투자은행(IB) 골드만삭스와 중국 공상은행 계열인 아프리카의 스탠다드은행, 미국 모건스탠리 등이 LME 플랫폼을 이용해 거래하겠다고 약속했다. 올 들어 금값이 26% 폭등한 점도 시장 재편 필요성을 부각시켰다.

문제는 자체적으로 투명성을 높이는 개선안을 준비하고 있는 LBMA가 아직 LME에 권한을 넘겨줄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. HSBC와 JP모간 등은 LBMA 쪽에 섰다. 자칫하면 시장이 쪼개지고 금 선물 시장 주도권을 가진 뉴욕이나 신흥 강자 상하이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.

이상은 기자 selee@hankyung.com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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